불교 행사라서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종각 근처에서 우연히 연등행렬과 마주쳤을 때,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5월 16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조계사, 종로, 우정국로 일대에서 열리는 2026 연등회는 단순한 종교 의례가 아니라 1,200년 된 전통이 도심 한가운데서 살아 숨 쉬는 문화 축제입니다.

1,200년 전통의 무게: 연등회가 유네스코 유산이 된 이유
연등회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문화 행사입니다.
2012년 국가무형유산 제122호로 지정됐고, 2020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ICH)으로 등재됐습니다.
여기서 ICH(Intangible Cultural Heritage)란 특정 유물이나 건축물이 아니라, 공동체가 세대를 거쳐 전승해 온 관행·지식·표현·기술 등 무형의 문화적 가치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살아있는 문화유산입니다.
제가 그날 종각 사거리에서 본 풍경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형형색색의 연등이 줄지어 이동하는 장면은 사진으로 담기엔 그 규모와 온도가 다 전해지지 않습니다.
2만여 명이 참여하는 행렬이 동국대학교를 출발해 흥인지문, 종로를 거쳐 조계사까지 이어진다는 게 수치로는 감이 잘 안 오지만, 현장에서는 거리 전체가 빛으로 메워지는 느낌입니다.
올해 연등행렬은 5월 16일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진행되며, 60여 개 단체가 참여할 예정입니다.
연등행렬 이후에는 종각 사거리에서 오후 9시 30분부터 11시까지 대동한마당이 열립니다.
여기서 대동한마당이란 특정 집단이 아닌 시민 누구나 함께 어울려 전통 공연을 즐기는 열린 마당 형식의 축제를 말합니다.
강강술래, 음악 공연 등이 진행되고, 마지막에는 하늘에서 꽃비가 뿌려집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종교 행사의 마무리라기보다는, 그냥 신나는 도심 축제의 피날레에 가깝습니다.
연등회가 유네스코에 등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순히 오래됐다는 이유 이상의 근거가 있습니다.
공동체적 참여, 세대 간 전승, 사회적 포용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입니다(출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단순히 구경하는 행사가 아니라 시민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가는 축제라는 점이 핵심 평가 요소였습니다.
5월 17일 조계사 앞에서 열리는 전통문화마당에서 불교 및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알고 가야 덜 당하는 교통통제: 날짜별 핵심 정리
솔직히 이 부분이 이번 연등회에서 가장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제 경험상 서울 도심 대형 행사 때 교통 정보를 모르고 갔다가 낭패를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번 연등회는 규모가 크고 통제 구간이 복잡하게 나뉘어 있어서, 날짜와 시간대별로 반드시 구분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5월 16일과 17일 양일간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흥인지문, 장충단로 등 서울 도심 주요 도로에서 단계별 차량 통제가 진행됩니다(출처: 서울시 미디어허브).
여기서 단계별 차량 통제란 구간과 시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통제 범위를 확대·축소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한 번에 전 구간을 막는 것이 아니라, 행사 진행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뜻입니다.
날짜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5월 16일 오후 1시 ~ 익일 오전 3시: 종각 사거리 흥인지문 양방향 전면 통제
- 5월 16일 오후 6시 ~ 자정: 세종대로 사거리 ~ 종각 사거리, 안국사거리 ~ 종각 사거리 양방향 전면 통제
- 5월 16일 오후 6시 ~ 오후 8시 30분: 동국대 흥인지문 양방향 전면 통제
- 5월 17일 오전 9시 ~ 자정: 안국 사거리 ~ 종각 사거리 양방향 전면 통제

특히 종각 사거리~흥인지문 구간은 16일 오후 1시부터 17일 오전 3시까지 무려 14시간 넘게 막힙니다.
이 구간을 지나는 버스는 우회 운행하고, 해당 구간 내 중앙버스정류소 10곳은 도로변으로 임시 이동합니다.
버스 우회란 원래 경로를 벗어나 인근 도로를 통해 우회 통행하는 방식을 의미하며, 평소와 정류장 위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하철 이용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제가 직접 이런 규모의 행사 주변을 자차로 지나치려다 꼼짝 못 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엔 처음부터 대중교통을 권하고 싶습니다.
종로3가역, 종각역, 안국역 등 인근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이동 동선을 짜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연등회라는 행사의 의미를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시민 입장에서 교통 불편에 대한 사전 안내가 더 충분해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히 듭니다.
1,200년 전통을 잇는 행사를 위한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할 수 있지만, 미리 알고 감수하는 것과 몰라서 당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니 까요.
연등회는 구경만 하는 행사가 아닙니다.
직접 거리로 나가면 그 규모와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대동한마당의 꽃비 피날레를 보려면 밤 11시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지만,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말 일정을 아직 비워두셨다면, 교통통제 구간만 미리 확인하고 지하철로 종로에 가보시길 권합니다. 전통문화마당은 17일 낮에도 열리니, 가족 단위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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